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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도사를 써야 할 때 — 무엇을, 어떻게 담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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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6-07-24마지막 수정: 2026-07-24

추도사를 부탁받으면, 종이 앞에서 오래 막막해집니다. 그 사람을 잘 표현할 자신이 없어서, 혹은 무슨 말부터 꺼내야 할지 몰라서. 그런데 좋은 추도사는 대개 잘 쓴 글이 아니라, 그 사람이 정말로 보이는 글입니다.

잘 쓰려 하지 마세요

추도사에서 가장 흔한 실수는 문장을 멋지게 만들려는 것입니다. 미사여구는 오히려 그 사람을 흐릿하게 만듭니다.

"훌륭한 분이셨습니다" 같은 말은 누구에게나 쓸 수 있어서, 정작 아무도 떠오르지 않게 합니다. 대신 "늘 현관에서 신발을 나란히 놓아주시던 분"이라고 쓰면, 그 한 줄에 그 사람이 살아납니다. 추상적인 칭찬보다 구체적인 장면 하나가 훨씬 힘이 셉니다.

네 개의 뼈대

막막하다면 이 순서를 따라가 보세요.

  1. 관계. 나는 고인과 어떤 사이였는지. "저는 30년을 이웃으로 지낸 사람입니다."
  2. 일화 하나. 그 사람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장면 하나를 자세히. 사건보다 그때의 표정, 말투, 분위기를.
  3. 배운 것, 그리운 점. 그분이 내게 남긴 것. 앞으로 무엇이 가장 그리울지.
  4. 작별. 짧게. "편히 쉬세요", "고마웠습니다" 한마디면 충분합니다.

피하면 좋은 것

사인이나 투병 과정을 자세히 말하는 것, 특정 가족만 아는 이야기로 나머지를 소외시키는 것, 고인이 싫어했을 법한 농담. 이 자리는 남은 사람 모두가 함께 애도하는 자리임을 기억하세요.

읽기 전에

미리 소리 내어 두세 번 읽어보세요. 눈으로 읽을 때와 입으로 읽을 때는 리듬이 다릅니다. 울컥할 지점을 미리 알아두면, 그 대목에서 잠시 숨을 고를 수 있습니다.

떨려도 괜찮습니다. 완벽하게 읽는 것이 목적이 아닙니다. 그 사람을 아끼던 마음이 한 문장이라도 전해지면, 그 추도사는 이미 제 역할을 다한 것입니다. 장례가 끝난 뒤, 그 글을 추모 기록에 남겨두면 기일마다 다시 꺼내 읽는 자리가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추도사는 얼마나 길어야 하나요?+

2~3분이면 충분합니다. A4 반 장, 소리 내어 읽어 3분을 넘지 않는 정도가 듣는 사람에게도 편안합니다. 길이보다 중요한 건, 그 사람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맞아, 그런 분이었지' 하고 고개를 끄덕일 구체적인 한 장면입니다.

무슨 내용을 넣어야 할지 모르겠어요.+

고인과 나의 관계, 잊히지 않는 일화 하나, 그분에게 배운 것이나 그리운 점, 그리고 작별의 인사. 이 네 가지면 충분합니다. 업적을 나열하기보다 '함께 웃었던 순간' 하나를 자세히 그리는 편이 훨씬 오래 남습니다.

읽다가 울 것 같아요. 괜찮을까요?+

괜찮습니다. 추도사를 읽다 목이 메는 건 흠이 아니라 진심의 증거입니다. 잠시 멈췄다 이어 읽어도 되고, 미리 신뢰하는 사람에게 '내가 못 읽으면 이어서 읽어달라'고 부탁해두면 마음이 한결 놓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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